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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에스파 월드 디자인: 창작과 도전의 과정

버시스는 듣기만 하는 음악이 아닌 음악과 스토리, 비주얼이 사용자의 인터랙션에 따라 진화하고 변화하는 인터랙티브 뮤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인터랙티브 뮤직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요. 그중에서도 음악과 메타버스를 결합해 선보인 인터랙티브 뮤직 월드의 대표 사례가 바로 ‘에스파 월드(aespa world)’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하여 네이버 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구축된 에스파 월드는 K-POP과 제너러티브 AI를 사용한 인터랙티브 기술이 결합된 공간으로,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하며 그 기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에스파 월드는 단순한 가상공간이 아니라, 유저들이 에스파의 세계관을 직접 체험하고 음악을 창작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인터랙티브 뮤직 월드’입니다. 메타버스 공간에 구현된 에스파의 세계관은 에스파 월드의 디자인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요. 에스파 월드 디자인은 사용자의 인터랙션을 유도하고 에스파의 세계관과 테마를 비주얼로 구현한 정교한 작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 놀라운 디자인과 기획을 담당한 강정우, 장수지, 이주연 기획자 및 디자이너가 전하는 ‘에스파 월드 디자인 비화’를 들어봤습니다.
김은경 : 모더레이터 강정우 : 기획자, 디자이너 이주연 : 기획자, 디자이너 장수지 : 기획자, 디자이너
강정우 님.
이주연 님.
장수지 님.

초기 기획: 인터랙티브 뮤직 월드의 도전

김은경: 에스파 월드는 기존에 없었던 ‘인터랙티브 뮤직 월드’라는 개념으로 시작되었어요. 처음 디자인할 때 어떤 도전이 있었나요?
버시스의 비트 기반 인공지능 뮤직비디오 생성기(Beat-based AI Music Video Generator.
강정우: 원래 이 프로젝트는 CES 2024에서 혁신상을 받은 ‘비트 기반 인공지능 뮤직비디오 생성기(Beat-based AI Music Video Generator)’ 기술에서 출발했어요. 사용자가 음악에 맞춰 캐릭터를 실시간으로 편집할 수 있는 기술이었죠. 그런데 이걸 제페토라는 플랫폼 안에서 구현하려다 보니 예상치 못한 기술적 제약이 많았습니다. 특히 제페토의 개발 환경이 기존 유니티(Unity)와 달라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웃으며) 아, 그리고 처음에 저희가 이걸 기획했을 때 "와, 이거 진짜 대단한 거 나올 거다" 하고 기대했는데, 막상 제페토랑 맞춰보니까 "이거... 될까?" 싶었죠. (웃음)
이주연: 제페토는 기본적으로 3D 기반의 가상 공간이지만, 사용자의 경험이 모바일 최적화에 맞춰져 있어요. 그래서 처음 기획했던 것보다 기술적인 부분이 축소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오히려 이 환경에 맞게 최적화하면서 더 직관적이고 플레이어블한(Playable) 경험을 설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네이버 Z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강정우: 처음에는 우리가 ‘비트 기반 AI 뮤직비디오 생성기’ 기술을 그대로 제페토에 적용하려 했어요. 그런데 제페토의 사용자 문화와 기술적 한계를 고려하다 보니 방향을 수정해야 했죠. 그래서 탄생한 것이 ‘마이 스테이지’였어요. 유저들이 자유롭게 음악과 캐릭터를 조작하는 대신, 보다 직관적인 인터랙션을 제공하는 기능으로 변형한 거죠.
근데 진짜 웃긴 게, 저희가 처음에 이걸 기획할 때는 AI랑 유저가 음악을 협업해서 만드는 뭔가 굉장히 화려한 기능이 들어갈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개발을 하다 보니까... (한숨) 현실적인 문제들이 자꾸 나오더라고요. 결국에는 유저 경험을 더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결론이 났어요. 그래도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재밌는 실험을 많이 했죠.

에스파 월드의 비주얼 콘셉트: ‘오로라 컬러’와 세계관 디자인

김은경: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아요. 에스파 월드의 비주얼 콘셉트는 어떻게 정해졌나요?
이주연: SM엔터테인먼트에서 에스파의 브랜드 컬러로 ‘오로라 컬러’(핑크와 블루 계열의 그라데이션)를 제안해 주셨어요. 이 색상이 가진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전체적인 컬러 팔레트를 맞췄죠. 그리고 에스파의 세계관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녹이기 위해 멤버들의 엠블럼이나 상징물을 곳곳에 배치했어요.
(갑자기) 아 맞다, 그거 기억나세요? SM에서 처음에 색상 조합을 주셨을 때, "이게 에스파의 컬러다" 하고 딱 정해주셨잖아요? 근데 저희가 그걸 적용해 보니까 너무 화려해서 화면이 다 튀는 거예요. (웃음) 그래서 결국은 좀 더 부드럽게 조정하면서 최종 디자인이 나왔어요.
에스파 세계관의 오로라 컬러가 반영된 로고.
에스파 세계관 중 가상 현실 공간 ‘플랫(FLAT)’.
장수지: 맵의 전체적인 구조는 에스파의 세계관을 반영해서 ‘플랫(FLAT)’이라는 공간을 기반으로 만들었어요. 여기가 메타버스에서의 중심 공간처럼 작용하도록 했죠. 또, 팬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포토박스, 마이 스테이지 등의 기능도 배치했고요.
강정우: 또 하나 재밌는 부분이, SM 측에서 에스파 멤버들의 엠블럼을 맵 곳곳에 배치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어요. 예를 들어, 카리나는 별, 닝닝은 나비, 지젤은 다리, 윈터는 별 이런 식으로 멤버별로 상징적인 요소들이 있어요. 이걸 활용해서 맵을 자연스럽게 탐험하면서도 에스파의 세계관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리고 저희도 처음에는 "이걸 팬들이 눈치챌까?" 싶었는데, 팬들이 진짜 눈썰미가 좋더라고요. 바로바로 캐치해서 SNS에 올리고, 저희보다 더 깊이 해석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거 보는 재미가 쏠쏠했죠. (웃음)

투어 월드 업데이트와 확장된 경험

김은경: 투어 월드 업데이트에서는 어떤 점이 새로워졌나요?
장수지: 투어 월드는 에스파의 다중우주 콘셉트를 반영해 신비로운 공간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에요. 탐사선을 타고 공연장에 도착하는 구조로, 공연장 내부는 화려한 궁전 스타일로 디자인했죠. 팬들이 단순히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관 속 한 장면에 직접 들어간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투어 월드 이미지.
이주연: 기존 에스파 월드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탐사선을 타고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구조를 만들어서, 유저들이 에스파의 다양한 세계를 탐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어요. 또한, 불과 얼음의 요소를 활용한 독특한 환경을 조성했어요.
(웃음) 저희도 만들면서 "이게 진짜 말이 되는 설정인가?" 고민을 했었는데, 막상 완성된 걸 보니까 너무 멋있어서 다들 감탄했어요. 사실 이렇게까지 화려하게 만들 생각은 없었거든요. (웃음)

버시스 팀과 미래의 목표

김은경: 마지막으로, 버시스 팀의 분위기와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강정우: 저희 팀은 정말 독특한 분위기가 있어요. 다들 한 가지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디자이너이면서 개발도 하고, 개발자이면서 디자인도 하고, 다들 다방면에서 능력을 펼치고 있어요.
(웃음) 처음에는 이런 환경이 익숙하지 않아서 좀 어색했는데, 지금은 서로 아이디어를 막 던지고 수다를 떠는 과정에서 새로운 게 나오더라고요. "이거 해볼까요?" 하면 "좋아요!" 하면서 실험을 막 해보는 그런 분위기예요.
이주연: 맞아요. 저도 처음엔 좀 낯설었는데, 여기서는 아이디어가 정말 자유롭게 나오는 게 좋아요. 그리고 특히 음악과 인터랙션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걸 계속 실험하고 싶어요.
강정우: 네, 결국 저희가 추구하는 건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에요. 앞으로도 다양한 실험을 통해 더 혁신적인 인터랙티브 뮤직 월드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에스파 월드는 단순한 가상공간이 아니라, 음악과 비주얼, 스토리 그리고 팬들의 참여가 결합된 새로운 음악 경험의 장입니다. 이곳에서 사용자는 단순한 감상자가 아니라, 에스파의 세계관을 직접 탐험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음악과 상호작용하며 몰입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과 기술, 그리고 창작이 어우러진 이 프로젝트는 K-POP과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중요한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버시스는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음악 경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입니다. 버시스가 열어갈 미래를 함께 기대해주세요!